2009-11-19
조회수 : 5997
"영국 고아 출신 이민자들께 사죄합니다" 마침내 고개 숙인 호주 총리
2009-11-19
조회수 : 5997
입력 : 2009.11.17
英 1930년 이후 강제송출 고아원에 감금된 채 강제노동·학대에 시달려
호주에는 1947년부터 1967년까지 백인 어린이만 골라 7000여명이 보내졌다. 이들에게는 '우수한 백인종'을 식민지에 퍼뜨린다는 명분이 더해졌다. 당시 영국 복지기관들은 '영국에서보다 호주에서 더 나은 삶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막연한 논리를 앞세워 경쟁적으로 고아 송출을 했다.
이 어린이들은 호주에 도착한 뒤 주로 퀸즐랜드 주와 서(西)호주 주의 고아원들에 분산 수용됐다. 그러나 일부 종교 단체들이 운영한 고아원은 이 어린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아이들은 감금된 채 강제 노동에 시달렸고, 심한 폭행과 성적 학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부모와 형제·자매의 기록조차 삭제돼 장성한 뒤에도 가족을 찾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런 사실은 1986년 영국의 사회 사업가인 마거릿 험프리스(Humphreys)의 노력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험프리스는 이후 어린이 강제 이민자들의 가족 상봉을 돕는 한편 영국과 호주 정부의 사과를 끈질기게 요구했다. 결국 16일 러드 총리의 사과에 이어, 고든 브라운(Brown) 영국 총리도 조만간 공식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