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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이민자 다리에 총 쏴라… 뱀·악어 풀어서 이민 막아라”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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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다리에 총 쏘기, 전기가 흐르고 사람의 살을 뚫을 꼬챙이가 있는 국경장벽, 악어와 뱀으로 가득 찬 참호 등… 잔혹영화에 나올 법한 사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실제 제안한 방법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회의에서 반(反)이민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들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예산집행까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NYT 소속 마이크 시어, 줄리 허시필드 데이비스 기자가 오는 8일 출간하는 책 ‘국경전쟁: 트럼프의 이민자 공격’의 일부로, 백악관 관계자 1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여느 회의처럼 이민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다만 그에겐 ‘해결책’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정오까지 2000마일에 걸친 멕시코와의 국경 전체를 폐쇄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참모들은 멕시코 여행 중인 미국인들의 발이 묶이는 점, 국경지대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없는 점, 경제교류가 많은 양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이민자의 다리를 총으로 쏴 속도를 늦추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참모들은 불법이라고 트럼프를 뜯어말렸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중미 출신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을 향해 “(미군 또는 국경순찰대를 향해) 돌을 던지면 곧바로 총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되자 발언을 철회했다.

이날 회의는 애초 30분으로 예정됐지만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필사적으로 달래느라’(desperately placate) 2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중 분노하면서 “당신들은 나를 멍청이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분노하면서 “난 이걸로 대선을 치렀다. 이건 내 이슈다”라고 말했다고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자리에는 커스텐 닐슨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매컬리넌 당시 세관국경보호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과 사위인 제럴드 쿠슈너 등이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혐오는 이밖에도 잦았다고 한다. 그는 사적인 사리에서 뱀이나 악어로 가득 찬 해자를 만들어 국경을 강화하도록 하라면서 보좌관들에게 구체적인 예산을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국경장벽에 전기를 흐르게 하고 꼭대기엔 사람의 살을 뚫을 수 있는 창살을 설치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