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기자회견문]이주노동자 차별과 돌봄서비스 시장화 조장하는 한국은행 규탄한다! 한국은행은 차별과 반인권, 반노동으로 시대역행하는 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

2024-03-13

조회수 : 32

이주노동자 차별과 돌봄서비스 시장화 조장하는 한국은행 규탄한다!

한국은행은 차별과 반인권, 반노동으로 시대역행하는 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

지난 3월 5일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돌봄서비스의 가치를 폄훼하면서,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를 돌봄시장에 유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돌봄서비스 인력난과 가정의 돌봄문제 해결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 내용은 국제기준과 국내법마저 무시하는 꼼수에 불과하다. 노동시장과 돌봄서비스 모두를 붕괴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질 낮은 돌봄 일자리는 저급한 서비스와 현장의 갈등만을 촉발할 것이다.

이번 일은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의 ‘노동’과 ‘돌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해프닝이 아니다. 재작년부터 가사돌봄, 아이돌봄, 노인요양, 병원간병 등 돌봄서비스에 저임금 외국인력을 유입해야 저출생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보고서는 돌봄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하는 돌봄 비용에 있다. 더욱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차별을 두어 노동시장으로 유입한다는 발상은 국제적인 협약과 기준,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에 어긋난다. 외국인력의 도입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인권존중이라는 명제 하에, 국민들의 정서와 이민정책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무슨 의도로 책임질 수 없는 논쟁을 제기하고 있는가!

보고서가 언급했듯이 우리 사회는 저출생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돌봄을 위한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과연 비용의 절감만이 해법인가? 돌봄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국제적인 추세다. 우리나라도 돌봄의 가치 재조명, 관련 산업의 성장, 양질의 서비스 제공, 종사자 처우개선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하이로드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현재 돌봄서비스 업종의 노동조건은 열악하고 서비스의 질은 낮고, 민간기관에 대한 관리·통제도 어렵다. 우리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적어도 국책은행이라면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과 사회의 통합, 산업 및 인력정책, 사회서비스의 순기능,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정책 정도는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미적용 등 차별과 착취를 조장하고 돌봄서비스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폄훼, 종사노동자를 무시하는 한국은행을 규탄하다.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인력난과 비용부담 완화 보고서’를 즉각 폐기하고, 국책은행으로서 책무를 방기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사과하라. 이후에 행정부가 이 보고서에 근거한 시범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고 총력 대응할 것임을 경고한다.

2024년 3월 12일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민주노총,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사단법인 두루, 연구공동체건강과대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행동하는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