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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이주여성노동자에 대한 충격적인 성범죄, 철저한 수사와 처벌 및 대책이 있어야 한다!

지난 12월 27일 경기도 포천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이주여성노동자에 대한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다. 사업주가 노동자들의 샤워실에 특수거울을 설치해 놓고서 사장실에서 이를 지켜보고 불법 촬영까지 자행한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다음날 새벽에 원인모를 화재로 공장이 전소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사업주 측에서 추가적인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심이 들기도 한다. 추가 범죄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성범죄에 취약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서 예술흥행비자(E-6) 이주여성노동자의 55%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했다. 2016년 농업 이주여성노동자에 대한 조사에서는 12.4%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36.2%가 타인의 피해사례를 들었다고 답했다. 2016년 제조업 이주여성노동자 조사에서는 11.7%가 성폭력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상황, 사업주 허가 없이 사업장을 옮기기 어려운 법제도, 언어와 국적으로 인한 인종차별, 불이익이 있을까 피해에 대한 신고나 표현을 두려워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일어나는 성폭력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주여성노동자에 대한 성범죄 가해자들은 대부분 사업주와 관리자들이다. 이 사건과 유사하게 샤워장, 화장실, 숙소 등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불법적 촬영, 원치 않는 신체접촉, 여성 앞에서 신체 노출, 강간 등 물리적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 온 것이다.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 딸린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사업주나 관리자는 아무 때고 드나들며 이주노동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 특히 농어업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외딴 지역에서 일하며 임시가건물 숙소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곳은 잠금장치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업주는 이주노동자를 자기맘대로 손쉽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긴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고용허가제 제도 하에서 이주노동자가 사업주 허락 없이 사업장을 옮기기 어렵고, 마음대로 그만두면 비자를 잃기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하고 막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도마저 그 취약성을 극대화시킨다. 불이익이 가장 두려운 미등록 이주노동자 역시 마찬가지다. 성범죄는 이러한 권력 위계와 종속 상황에서 더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 성폭력 발생시 긴급사업장 변경이나 고용허가 시 사업주에 대한 의무교육 실시 등 대책을 내왔지만 이주여성노동자의 취약한 지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이주여성노동자에 대한 동등한 노동권 보장, 안전한 기숙사 보장이 필요하다. 또한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신고해도 불이익이 없도록 철저히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성범죄 가해 사업주가 고용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특히 체류자격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서 충분히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해당 이주노동자들이 원할 경우 즉각 사업장변경이 필요하고 상담과 치료 등 성폭력 피해자지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또한 기숙사에 불이 나서 오갈 데가 없어졌으므로 지자체 차원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한 장소에 기거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2021.12.30.

이주노동자 평등연대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운수 사회복지지부 이주여성 조합원 모임,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민변노동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