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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일삯 못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5인 미만은 ‘사각지대’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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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일삯 못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5인 미만은 ‘사각지대’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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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요즘 농촌과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 아니면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죠.

하지만, 힘들게 일하고도 임금을 제대로 못 받거나 떼이는 경우가 많고, 피해를 구제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로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민소운, 김아르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가 4년간 일한 전남의 한 낚시도구 공장.

근로계약서 없이 하루 11시간씩 일하며 최저임금 수준을 받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수십만 원 적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덜 받은 월급에 퇴직금을 더하면 A씨의 체불임금은 2800여만 원에 이릅니다.

[A 씨 : "근무 시작할 때 사장이 최저시급 맞춰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최저시급도 못 받고 일했어요."]

공장 측은 약속한 월급은 다 줬다며 최저임금 지급 의무가 있는 줄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광주광역시의 재활용 공장에서 다섯 달 동안 일한 카자흐스탄 국적 B씨도 급여 백만 원 가량이 밀렸습니다.

노동청에 고소하고 임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주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B 씨 : "백만 원이 작은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엄청 크고 중요한 돈이에요."]

두 공장의 공통점은 직원이 5명 미만이라는 것.

농축산업 분야의 외국인 노동자 열 명 가운데 여덟 명 이상은 이런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합니다.

영세 사업장일수록 근로계약서를 안 쓰는 경우가 많고 야간·휴일수당 지급 의무도 없는 데다, 정부가 대신 밀린 임금을 내 주는 '소액체당금' 제도 역시 5인 미만 농어업 사업장은 제외돼있습니다.

노동 관련 제도를 잘 모르고 불법 체류 신분도 많은 외국인들이 임금체불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겁니다.

[김춘호/변호사/'광주민중의집' 운영위원 : "거기에다가 소규모 농어촌에서는 산재도 안 되고, 사장님이 안줬을 때 국가에서 주는 (소액)체당금도 못 받고 이중삼중으로…."]
외국인 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은 2015년 5백억 원에서 지난해 천5백억 원으로 5년 만에 세 배가 늘었습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 “임금명세서라도 있어야 돌려받죠”…‘명세서 플랫폼’ 해법될까?

매달 받는 월급, 이 급여명세서에 모두 기록됩니다.

급여명세서가 있어야 자신의 임금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는 발급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봤습니다.

부산 외국인주민지원센터입니다.

지난 한 해 외국인 노동자 5천2백여 명이 임금체불 상담을 받았습니다.

실제 얼마를 받았는지 증명할 자료가 필요하지만,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급여명세서의 존재조차 모릅니다.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음성변조 : "급여명세서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돈(퇴직금) 달라는데 안된다고 했어요."]

급여명세서가 없으니 근무한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어 사업자가 잡아떼면 그만입니다.

[김인선/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상담가 : "근무한 적이 없다. 이런 사람 모르겠다 한 적도 있어요. 그러면 회사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한 장 있나…."]

노동청에 신고해도 급여명세서가 없으니 업주 입맛에 맞춘 합의로 끝납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오는 11월부터는 5명 미만 업체를 포함해 모든 사업장은 급여명세서를 반드시 내줘야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노동권익센터를 중심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열고, 급여명세서 양식을 제공하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마저도 한국어와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와 고령층 같은 취약계층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김둘례/민주노총 동부산상담소 실장 : "법이 시행되는 11월 전까지 (노동부가) 관리 감독에 대한 부분들, 체계를 점검하고 확립하는 게 사전 시행돼야 하는 게 아닌가…."]

고용노동부는 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명확한 세부 지침과 과태료 적용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전은별

민소운 (solucky@kbs.co.kr),김아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