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고용허가제도 합헌결정을 규탄한다!>

202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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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고용허가제도 합헌결정을 규탄한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12월 23일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해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법률이 외국인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다.


현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로 개정된 것)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주로부터 부당한 대우, 차별, 인권침해 속에서도 이를 참고 견디며, 사실상 사업장에 묶인 노예처럼 일할 수밖에 없다. 현재 고용허가제도는 ‘현대판 노예제’라 불리우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업장변경의 횟수는 단, 3회로 제한되어 있어 이 횟수를 초과하면 어떠한 조건, 이유와 상관없이 출국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사업장변경을 허용하는 사유들이 있으나 이는 사업장에서 범죄 행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임금체불 등 심각한 법규정을 위반했을 때, 인권침해에 달하는 부당한 처우가 있었을 때 등 매우 엄격한 사유들로 제한되어 있다. 즉,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로부터 직장 선택의 자유 뿐 아니라 열악한 조건의 사업장에서 자신의 존엄, 생명, 신체를 지킬 권리를 원칙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업장변경을 제한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 내국인 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고, 이주노동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사업장변경 횟수에 대해서는 아예 판단조차 하지 않았고 사업장변경 제한 사유에 대해서는 ‘이미 비교적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헌재의 찬성의견과 전혀 반대이다. 현재 고용허가제는 정부의 관리하에 엄격하게 운영되고, 내국인 근로자 고용 노력을 전제조건으로 하기에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제한으로 내국인 고용을 보호하는 것은 전혀 합리성이 없다. 또한 사업장변경이 가능하다는 예외적인 사유의 경우도, 아주 일부의 근로조건 위반만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거나, 유해한 환경 및 위험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또 한국어 구사 능력과 법률 구제로의 접근이 어려운 이주노동자에게 본인의 피해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점은 이주노동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주노동자를 인권 사각지대에 취약하게 내던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실태를 전혀 모르고 최소한의 사실에 대한 조사 없이 판단한 매우 성의 없고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의견에서는 2017년, 2018년간 6,197곳의 사업장에 대해서 12,711건의 불법을 적발하였지만, 대부분 시정지시 조치에 그쳤고 사업주의 고용제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는 단지 218건(1.7%)에 그쳤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점들에 비추어 본다면, ‘이주노동자가 이미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합헌의견은 최소한의 실증적 연구나 전문가, 현장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현장에서 우리는 고용허가제의 불합리함 때문에 권리를 박탈당하고 심지어 목숨까지도 잃게 되는 수많은 사례를 보고 있다. 이는 각종 연구보고,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가 미디어에 나오는 수많은 뉴스만 보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이런 현실은 외면한 채 그저 정책의 내용만 보고 관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착취하는 제도를 정당화하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2021. 12. 28.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